4화. 글은 이렇게 마무리 짓습니다
안녕하세요 독서관 회원 여러분. 요일작가 유로파입니다. 월요일마다 여러분의 메일함에 스르륵 들어갈 생각에 얼마나 설레였는지요. 제 글을 언제 열어보실지, 제 글을 읽으시고 어떤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했답니다. 이번 시즌에는 오로지 튀르키예에 대해 생각하고 썼습니다. 아시아이기도 유럽이기도 하지만 종종 그 어느 대륙에도 속하지 않는 튀르키예. 아주 애매한 위치에 있는 국가에 대해서요.
튀르키예를 가기로 마음 먹었을 때부터 저는 튀르키예가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에도 완벽히 속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 말이에요. 여러분도 그럴 때가 있지 않나요? 삶은 여기저기 기웃대다 결국 애매하게 발을 걸쳐대는 일일까요. 시간으로 따지면 마치 밤 11시 25분쯤 말입니다. 아직 오늘이지만 마음은 이미 내일에 걸쳐버리는 그때쯤처럼요. 그렇게 저는 튀르키예에 대해 안쓰러움을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밤을 날아 새벽 4시쯤. 튀르키예의 이스탄불에 도착했습니다. 설레는 마음과 긴장되는 몸에 낮부터 계속해서 깨어 있었고, 애매하게 어제와 오늘에 중첩된 정신으로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유람선을 탔습니다. 그곳은 제가 튀르키예에 대해 생각한 애매함을 시각화한 공간이었습니다. 해협은 아시아와 유럽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어 오른쪽 육지는 유럽, 왼쪽 육지는 아시아입니다. 그럼 해협은 유럽에 속한다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아시아에 속한다고 해야 할까요? 튀르키예 사람들은 어디라고 생각할지도 궁금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구름이 걷히고 날이 밝았습니다. 그 순간 해협의 강물이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하늘과 바다가 파란색으로 선명해서 이렇게나 푸르르다고 종알댔습니다. 하늘과 바다 사이의 육지도 지지 않았습니다. 낮은 구릉을 따라 옹기종기 내려앉은 지붕들은 다채로운 색깔로 물들어 있었고, 물결에 지붕의 색깔들이 비쳐 팔레트를 물에 푼 듯 여러 색으로 일렁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