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의 원인이 대개 그렇듯 자려고 누워 눈을 감으면 더 진해지는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잠이 부족해 일상생활이 괴로워질 때면 생각이 많은 나를 탓했고 나를 싫어했다.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않는 부분까지 생각하고 들여다보고 고민하는 나를 피곤하게 산다며 질책했다. 이런 고민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때면 나를 위한 걱정스러운 조언이었겠지만 생각이 너무 많다며 그만 생각하라는 말을 들을 때면 그렇지 그게 맞지 호응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생각이 많은 나를 부정당하는 느낌에 속이 상했다. 우연히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배우 한소희 씨가 하는 말을 들었다.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무언가를 연구하고 탐구하고 관찰하는걸 무척 좋아한다는 그 말을 들으며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나도 사실은 생각하는 것을 좋아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 아닐까 돌아보기도 하며 나의 많은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무의식적이고 반자 동적인 반응이라 생각했는데 나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받아들이면 생각으로 잠 못 이루는 나를 탓하지도 고민하는 나를 칠 책하지도 걱정스러운 조언에 속이 상할 일도 없지 않을까?
생각하는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생각하는것을 좋아하기로 마음먹으니 무언가를 생각하는 그 순간까지도 나를 검열하는 피곤한 삶에서 생각하는 모든 순간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삶이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는 순간은 물론 싫어하고 불편한 것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순간마저도.